아직은 인간이 설 자리
세 모델 모두 방산을 빠뜨렸다. Chain of thought vs weight topology의 공명. 추론과 직관, 그리고 아직은 인간이 설 자리에 대하여.
세 모델에게 같은 데이터를 줬다.
분석 대상에는 “Occupy Silicon Valley”라는 표현이 있었고, 사회 불안에 대한 명시적 언급이 있었다. 세 모델 — Gemini, ChatGPT, Grok — 모두 이 데이터를 읽고, 분석하고, 투자 전략을 제안했다.
세 모델 모두 방산을 빠뜨렸다.
사회 불안이 글자 그대로 적혀 있었는데, 아무도 그것을 안보 섹터와 연결하지 못했다. 내가 직접 지적한 후에야 2라운드에 포함됐다.
이것은 모델의 결함이 아니다. 구조의 한계다.
모델의 연상, 인간의 연상
언어 모델의 연상은 토큰 공간에서 일어난다. “사회 불안”이라는 입력이 들어오면, 가장 가까운 토큰들이 활성화된다 — 정치, 경제, 노동, 시위, 불평등. 확률적으로 가까운 것들이 먼저 불이 켜진다.
“사회 불안”에서 “방산”까지는 멀다. 사회 불안 → 안보 불안 → 군비 확장 → 방위산업 — 최소 2~3홉. 현재 모델의 chain of thought로 도달 가능한 거리이기는 하지만, 프롬프트에 명시적 단서가 없으면 그 방향으로 뛰지 않는다. 프롬프트 공간 안에서의 최적화가 모델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내 연상은 달랐다. “사회 불안”을 읽는 순간 방산이 떠올랐다. 불안한 사회는 군대를 키운다 — 이것은 chain of thought가 아니었다. 내 삶의 경험이 만든 weight topology에서, “사회 불안”이라는 입력이 들어왔을 때 “방산”이 같이 울린 것이다.
홉을 뛴 것이 아니다. 홉이 필요 없을 만큼 연결이 이미 있었다.
추론과 공명
Chain of thought는 A → B → C → D를 명시적으로 밟는다. 각 단계가 토큰으로 생성되고, 로그에 남고, 검증 가능하다. 모델은 이것을 잘 한다. 1~2홉 거리의 연결에서는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할 때가 많다.
하지만 A → → → D — 중간 단계 없이 도달하는 것, 경험이 만든 직관, 분야를 넘나드는 패턴 인식 — 이것은 다른 종류의 능력이다.
Chain of thought (추론)는 단계를 밟지만, Weight topology의 공명은 멀리 떨어진 개념을 직접 연결한다
경험 많은 전문가의 직관은 chain of thought가 아니다. 수만 건의 임상, 수천 권의 독서, 수백 번의 투자 판단이 만든 weight topology에서, 입력이 들어왔을 때 멀리 떨어진 영역이 동시에 활성화되는 것이다. 추론이 아니라 공명. 생각해서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울려서 도달하는 것.
내과 의사가 환자를 보고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것 — 혈압도 정상이고, 혈액검사도 정상인데, 15년의 임상이 만든 회로가 울리는 것 — 이것을 모델은 아직 못 한다. 데이터를 주면 분석은 하지만, 데이터에 없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지는 못한다.
더 큰 모델이면
파라미터가 많다는 것은 weight 공간이 넓다는 것이다. 멀리 떨어진 개념 사이에 희미한 연결이 존재할 수 있다. Sparse feature가 더 넓은 범위에서 동시 활성화될 수 있다.
chain of thought로 A → B → C → D를 밟는 것이 아니라, weight 수준에서 A와 D가 이미 연결되어 있는 상태. 추론이 아니라 공명. 논리가 아니라 울림.
이것이 scaling의 진짜 의미일 수 있다 — 해상도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궁전의 복도가 길어지는 것. 가까운 방끼리만 연결된 구조에서, 예상 못한 방들 사이에 긴 복도가 뚫리는 것.
그날이 오면 인간의 설 자리는 좁아질 것이다.
아직은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세 모델이 방산을 빠뜨렸다는 사실은 — 현재 모델이 프롬프트 공간 안에서의 최적화에는 뛰어나지만, 프롬프트 밖의 연결을 스스로 만드는 데는 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지금은 이런 구조가 맞다:
인간이 방향을 잡고, 분야 간 연결을 제공하고, 제동을 건다. 모델이 그 방향 안에서 깊이를 파고, 실행하고, 속도를 낸다.
“방산을 봐라”고 지적하면 모델이 분석한다. “가설이지 결론이 아니야”라고 하면 모델이 교정한다. 의사가 진단하고, 레지던트가 검사를 돌리는 구조.
모델이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복도가 충분히 길어지면, 인간의 직관이 하던 일을 weight의 공명이 대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오늘은 아직, 인간이 울리는 방향이 — 모델이 뛰는 거리보다 멀다.
Dr.softkorea February 2026
